Column
[스르륵 3] 달려라 아비
안녕하세요!
벌써 스르륵 3번째 책이에요.
스르륵 시리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작가님이라서
스르륵 읽지를 못 했어요.. ㅎㅎㅎ
꼼꼼히 읽느라 시간이 조금 걸리게 되었네요.

그리하여 오늘의 주인공인 책은 바로
김애란 작가님의
달려라 아비 입니다!
여러 단편들이 모인 단편집이에요.
저는 김애란 작가님 특유의 글맛을 너무너무 좋아해요!
‘비행운’이라는 단편집으로 김애란 작가님을 알게 되어
이렇게 작품을 읽고 있습니다!
제가 인상깊었던 문장들을 소개해드릴게요.

나는 내가 얼굴 주름을 구길수록 어머니가 자주 웃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 나는, 사랑이란 어쩌면 함께 웃는 것이 아니라 한쪽이 우스워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달려라, 아비

미안해서 못 오는 사람, 미안해서 자꾸 더 미안해해야 되는 상황을 만드는 사람.
나중에는 정말 미안해진 나머지, 못난 사람보다는 나쁜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한 사람.
하지만 나는 아버지가 나쁜 사람이고 싶었을 만큼 착한 사람이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는 자신이 잘못하고도 다른 사람이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는 진짜 나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 달려라, 아비

물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꺼졌다, 켜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성실하게 했다.
그것이 가끔은 어떤 기적을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 스카이 콩콩
.
나는 창가에 턱을 괴고 앉아, 지구보다 더 큰 둘레를 그리며 돌고 있는 가로등의 운동을 상상했다.
지구의 원주와 가로등이 손끝으로 그려내는 원의 너비.
그리고 그 두 원의 너비 차가 만드는 사이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
- 스카이 콩콩
개인적으로 이 문장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에요!!
지구와 가로등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너비차 라는 단어, 너무 멋진 표현이라 생각해요.

다만 그때에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아주 작은 것들,
당신이 젓가락을 잡았던 방식이나,
당신이 술안주로 베어물고 내려놓은 오이에 난 이빨자국,
기이하게 생겼던 엄지발가락 모양,
내가 반해버린 남자 배우를 무시할 때 지었던 표정이나,
당신이 조용히 뒤집어주던 삼겹살 색깔 같은 것들만 떠오르는 것이었다.
.
마치 우리가 사람을 죽이는 이유가 아주 작은 것들 때문이듯.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이유도 비슷할지 몰랐다.
- 영원한 화자

(다음 장에서 이어짐)

세상엔 이유를 알고 나면 너무 시시해져버려 오히려 영원히 알지 않는 편이 나은 경우도 있는 듯했다.
하지만 사라지는 것들은 이유가 있다.
그리고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것들은 반드시 할말이 있는 것이다.
- 사랑의 인사

그렇다면 그나 나는 왜 이런 낭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당신은 왜 이 낭비를 아직도 견디고 있는 것일까?
그는 별로 침도 없는 입을 열며 우리에게 처음으로 말을 했다.
그것은 어쩌면 희망 때문일 것이라고.
그는 오랫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희망에선 입냄새가 났다.
하지만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 종이 물고기

그는 그동안의 과정을 뒤돌아보았다.
어느날 천장의 포스트잇을 모조리 떼어버리던 일,
몇달 동안 단 한장의 포스트잇도 써붙이지 못하던 때,
자신이 붙인 포스트잇이 정말 자신의 포스트잇일까 끊임없이 불안해하던 일,
머릿속의 그림이 문장으로 풀어지지 않아 애를 먹던 일,
고치느니 버리고 싶던 경우,
더 좋은 질의 포스트잇과 더 넓은 방을 희망하던 일,
역도 등받이 위에서 휘청거리다 넘어졌던 일……
- 종이 물고기
제가 시험 준비하던 때와 비슷해서 더 인상깊었어요.

주인공은 바닥을 제외한 벽면에 포스트잇을 가득히 붙여놓는다.
첫번째 벽면은 그가 읽은 책에서 좋아하는 부분을 적은 것이고,
두번째 벽면은 자기 자신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세번째 벽면에는 스쳐가는 생각이나 단어들을 기록해두었고,
네번째 벽면에는 공사장 인부들의 걸쭉한 대화를 옮겨 적었다.
그리고 다섯번째 벽면부터는 소설을 썼다.
.
이렇게 벽을 가득 채운 포스트잇에 대한 묘사가 나와있는 부분인데,
묘사가 너무 아름다워서 가져왔습니다!
포스트잇들이 물고기의 비늘같다는 표현이 재미있었고,
방 전체가 하나의 종이비늘이 달린 물고기가 되어 부드럽게 세상을 헤엄쳐다니는 상상을 했다는 것도 귀여웠어요.
.
이렇게 달려라 아비 책 안에서
제가 감동받았던 문장들에 대해
소개해보았습니다!
김애란 작가님 소설들은
다 너무 명쾌하고 재밌는 문체를 가지고 있으니
기회가 되신다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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