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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스르륵 1] 이상 시 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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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이누스입니다.

잘 지내고 계시나요?

저는 요즘 여행을 다니느라 많이 먹었더니 배가 이렇게 되어버리고 말았네요.

많이 놀았으니 이제 벌어 메꿔야할 시간입니다…

제가 택한 돈벌이 수단은…

바로바로 근로장학금입니다!

운이 좋게도 제가 오랫동안 꿈꿔오던

도서관 근장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도서관 근장의 가장 첫 날에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복잡한 도서관 지리를 익히게 되는데요,

제가 n년간 학교를 다니면서도 알지 못했던 열람실을 발견했습니다!

그 곳에 재미있어보이는 책이 무지무지 많길래

3월 9일 월요일부터

근장 퇴근하며 책을 한권씩 빌리기로 다짐했습니다.

대신!!

책 한 권을 꼼꼼히 정독하지는 않고

제가 붙인 카테고리 이름처럼

스르륵 〰️〰️

동네 산책처럼 둘러보고

이 게시판에 제가 느낀 점 등등을 담은 글을 한 편씩 적어보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어떻게 약속을 다 지키고 살겠어요.

빼먹는 날이 있을 수도 있으니 너그럽게 봐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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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오늘 읽을 책은 바로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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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 전집입니다!

이상 이라는 시인은

어떻게 보면 괴상한 문체로 유명한데요,

저는 “속아도 꿈결 속여도 꿈결”이라는 문구를 좋아해서 그 어원을 찾다보니 이상 시인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이것 말고도 시에 기호나 수학 식을 사용한다던지,

띄어쓰기 하나 없이 적는다던지

특이한 인상을 준 시인이어서 한번쯤은 읽어보고 싶었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특이한 시를 짓는 시인이다보니

시 자체만 놓고 보면 이해조차 되지 않아서 쉽게 포기하게 되었었는데

이 책은 시 작품 하나마다 해설을 해주더라고요!!

그 점이 좋아서 오늘 스르륵〰️ 읽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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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유명한 어구죠,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 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 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이 문구가 이상 시인의 문구였다니!!

깜짝 놀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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띄어쓰기 하나 없이 쓰여진

특이한 <소영위제>

위에서 말했듯이 이 책은 시의 해설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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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영위제> 라는 시를 해설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이상과 금홍 간의 아픈 사랑이야기를 좋아하는데, 그걸 자세히 말해주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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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인은 결핵을 앓고 있었는데 그 요양 차 다른 지방에 갔다가

술집 여인인 금홍을 만났다고 해요.

그런데 금홍의 계속된 일탈, 가출로 결국 헤어지게 되죠.

그런데 이 시에서는 이상이 아내의 일탈과 부정을 원망하거나 화내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정황을 서술하는 게 마음을 울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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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괴로운 심정을 대변하기라도 하는 듯이

이 시는 한 번의 호흡도 내뱉지 않고 띄어쓰기 한 자 없이

긴 한 개의 문장으로 이어지죠.

그리고 각 연이 모두 ‘96음절’로 맞추어져 있습니다.

시인의 의도가 보이는 부분인데요,

그렇다면 ‘96’이라는 숫자는 어떤 것을 의미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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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서로 뒤를 돌아보고 있는 남녀를 상징하는 것이었어요.

이러한 디테일이 이상 시를 자꾸 들여다보게 만드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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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위제> 말고도

<지비> 라는 시도 인상 깊었는데요,

말 그대로 돌로 만든 ‘석비’가 아니라 ‘종이로 만든 비’에 기록한 시라는 의미예요.

흔히 사람들은 돌에 기록하곤 하는데 말이죠.

돌에 무언가를 기록하는 건 사실 그걸 오래오래 기억하기 위해서잖아요,

돌은 종이처럼 쉽게 찢어지거나 젖어 파괴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이상은 돌이 아닌 종이에 시를 기록했대요.

이는 오래오래 생각하고 싶지 않은 내용을 기록했기 때문이었어요.

즉, 빨리 잊어야만 하는 슬픈 사연들, 오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들을 이렇게 종이에 적어둔 뒤,

종이가 쉽게 훼손되는 것처럼 자신의 나쁜 기억들도 빨리 잊히기를 바랐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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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도 말했듯이 이상 시인은 결핵을 앓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 시는 새벽 내내 아파하는 내용이 담겨있어요.

이 시집을 읽어보면 대부분의 시가

결핵의 아픔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그 많은 시 중 이 시를 찍어놓은 이유는 바로 마지막 문장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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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그 코 없는 밤은 오지 않듯이’

여기서 ‘코 없는 밤’은 코를 베어갈 정도로 깜깜한 밤을 의미해요.

즉, 깜깜한 밤은 영원하지 않기에, 곧 아침이 올 것이기에란 뜻이고,

밤에 이렇게 결핵 때문에 아팠지만

아침이 오면 괜찮아질거야- 라는 마음을 담고 있는 것이죠.

영원히 깜깜한 밤만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세상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제로 삶에서 어두운 순간이 지속될 때에는

되뇌이기 어려운 말인 것 같아요.

이 어둠만이 계속될 것 같고… 그렇죠.

하지만 이 시에서도 말해주고 있듯이

‘코 없는 밤’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힘드시다면 이 말을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다른 책을 들고 또 스르륵2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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